1) 판타지 동화의 특징
판타지(fantasy)란 그리스어로 '눈에 보이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비현실적인 사건이나 현실 밖의 일을 '눈에 보이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옥스포드 사전에서는 판타지를 '지각의 대상을 심적으로 이해하는 일' 또는 '상상력으로서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 것의 모양을 바꿔 놓은 활동이나 힘, 또는 그 결과'라고 정의한다.
현대에 들어와 판타지 혹은 판타지 문학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연구한 토도로프는 '환상성은 두 개의 질서 곧 자연적 세계와 초자연적 세계로 시간을 이분하면서 두 개의 질서가 교차하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환상성이란 문제를 경이로움과 기괴함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독자적인 영역으로 파악하고 이때 '주저함(망설임)'이라는 동사를 환상 문학의 조건으로 들어 환상 문학의 범주를 설정하였다. 작품속에 서술되고 있는 사건이 살아 있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사건인지, 초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사건인지 판단 내리기를 주저하는 일이야말로 문학 작품의 환상성을 규정하는 요소가 된다고 보았다. '살아 있는 세계'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를 말하는 것으로, 고대의 신화나 중세의 로망스와 같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차원이 다른 세계를 그린것은 판타지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설명한다.
이야기에서 서술되는 초자연적인 사건이 자연적 방식으로 해결되면 기이문학(미스터리)이고, 초자연적 사건이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결말이 나면 경이문학으로 나누었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은 '기이(the uncanny)'와 '경이(the marvelous)'이다. 이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인데 알고 보니 잠시 환각을 본 것으로 판별된다든지, 상상력의 산물로 인정된다면 자연적 질서의 법칙을 고수한 것으로 그것은 기이문학이다. 초자연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을 인지한 뒤 그것을 초자연적인것으로 인정하면서 세계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법칙에 의해서도 지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경이 문학이다.
환상은, 그 경계에 위치하며, 사건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망설이는 동안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판타지 동화에 대한 설명은 작품을 끝까지 읽기 전까지는 그것이 어떤 하위장르에 속한 것인지를 결정할 수 없고, 사건의 성격을 독자가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하는가에 따라 하위 갈래가 결정된다는 점은 독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장르 규정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돌킨(Tolkien)은 '1차 세계는 경험 세계' 즉 현실 세계를 말하며, 2차 세계는 비현실적 세계를 뜻한다고 설명한다. 돌킨에 따르면 판타지는 1차 세계와 2차 세계가 존재하는 이야기이고 성공적인 환상이 이루어지려면 2차 세계가 내적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돌킨은 '2차 세계 안에서 2차 창조자가 말하는 것은 진실이며 그 세계의 법칙과 일차한다'고 보았고, '의심이 일어나는 순간 주문은 깨어지고, 마법 아니 예술은 실패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는데 돌킨의 이 말은 작가에 의해 새로 창조된 2차 세계의 법칙은 그 세계 안에서 치밀하게 짜져서 독자로 하여금 '불신의 자발적 중단'을 가져 올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2차 세계는 독자에게 '압도적 기이함'의 느낌이 일어나도록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해서 독자가 일상의 세계에서 '탈출' 할 수 있는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본격 판타지는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들어 있으면서, 환상성을 갖춘 동화를 말한다. '환상성'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의 판별 조건은 첫째 비현실적인 시공간, 둘째 비현실적인 사건, 셋째 비현실적인 등장인물이다. 이 세가지 조건이 모두 들어있는 동화도 있고, 이 가운데 한가지 조건만 충족시키면서도 환상성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조건을 갖추고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동화를 본격 판타지로 본다. 유사 판타지는 본격 판타지에 비해 어떤 조건이 결여되어 있어서 환상성을 거의 불러일으키지 못하거나 최소한의 환상성만을 갖춘 동화를 말한다. 유사 판타지에는 옛이야기, 우화, 의인 동화, 꿈 이야기, 공상 과학 동화들이 있다.
2) 판타지 동화의 교육적 효과
판타지 동화는 상상으로 이룩한 문화 가운데 상상력의 작용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문학이다. 다양한 문학 갈래 가운데서도 상상 작용의 중요성이 가장 강조되는 문학 양식이 판타지이다. 인간은 자기가 꿈꾸거나 소망하는 바를 그림이나 이야기로 표현하려는 욕구가 있는데 이것이 상상 작용이다. 권태로 부터 탈출하고자 할 때, 결핍된 것을 갈망할 때, 인간은 그 욕구를 상상 작용으로 해소한다. 판타지는 비현실적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면서 독자가 인정할 수 있는 내적 리얼리티까지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상상력과 창조력 발달의 원동력이 된다.
판타지 동화는 부조리한 현실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결말은 세계와 화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판타지 동화의 구조적 특성 때문인데, 현실 공간과 비현실 공간으로 이루어진 판타지 공간은 부조리한 현실 공간의 문제를 해소하는 기능을 한다. 판타지 동화를 읽는 어린이들은 주인공이 고난을 극복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 함꼐 참여하며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다.
판타지 동화는 출발할 때부터 어린이를 어른과 제도의 억압에서 해방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한다. 심리적, 물질적 압박감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판타지 동화는 잠시나마 일상에서 탈출하여 정신적 해방과 여유를 회복하게 해줄 수 있다.